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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MSPACE] 현대적 재료로 지은 한옥의 정서: 제주 나의 집

2026년 3월 2일

제주 나의 집은 우리에게 세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 작업인 제주 어머니집이 지어진 후 수년이 지나 지어진 제주 나의 집은 우리 작업의 성장을 보여주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제주에 내려와 지은 첫 집이 건축을 하기 이전 경험하고, 건축을 공부하며 배운 제주를 직역하듯 옮긴 집이라면, 이번 집은 제주에 내려와 관찰과 기록을 통해 체득된 것들을 은유적으로 풀어낸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또 우리가 화두로 삼고 있는 제주를 포함한 한국적 정서를 현대적 재료, 서양식 목구조로 풀어 내보려는 시도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우리는 청수 목월재를 시작으로 비용의 한계로 중목 구조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 경량 목구조로 한옥의 분위기를 만들어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집에서 또한 땅의 형상을 따른 배치, 가운데 마당을 품은 평면, 칸으로 나누어진 공간, 모든 실에서 만나는 자연 등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진행하였다.

 

마지막으로 제주에 어울리는 목구조 디테일을 적용하는 것이다. 경량 목구조는 우리와는 다른 풍토에서 시작된 구조라 그 방식을 그대로 따르기에는 집의 형태나 기능이 적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제주의 경관에 어울리는 낮은 지붕을 만들기 위해 변형한 디테일, 습기와 벌레를 차단하기 위한 돌출된 기초 벽 등 우리가 경험하며 깨닫게 된 것들을 구현하기 위한 작지만 중요한 노력을 하고 있다.


물빠짐이 좋은 제주는 땅을 구태여 높이지 않고, 건물과 수목, 담장으로 강한 바람을 막아 따뜻한 마당을 만든다. 물보다 무서운 것이 바람인 것이다. 제주 작은 집은 도로에서부터 점점 낮아지는 올래를 따라 깊 게 들어오면 만나게 되는 집이다. 우리는 땅의 기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며, 수목과 돌담을 두른 후 그에 어울 리는 ㄷ자 모양의 단정한 집을 계획하였다.

 

우리는 방과 외부를 단절하는 복도를 두지 않는 것이 한옥의 중요한 개념 중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 집을 계획할 때, 제 역할에 충실한 하나하나의 공간들을 계획하고 방과 거실의 중간 영역에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주방과 간단히 식사를 할 수 있는 작은 식탁을 두어 그곳에서 바라보는 마당을 두는 것으로 그 개념을 이어가고 싶었다. 그결과 방과 화장실-주방-거실로 유려하게 연결된 집은 모든 면에서 외부와 소통하는 한옥과도 닮아있다.​ 


목구조는 콘크리트 구조에 비해 경제적이고 공기가 짧으며, 쾌적하기 때문에 제주에 이주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그중 경량 목구조는 중목구조에 비해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 목구조 집 중에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아쉬운 것 중 하나는 벽식 구조에 가까워 우리의 정서를 담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는 사무실 초기부터 서양식 구조와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한국적 정서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예산이 많지 않았던 초반 작업에서는 지붕, 창문, 지붕 등의 요소를 통해 그 분위기를 만들고자 하였고 점점 제주의 풍경에 어우러지는 배치와 바람을 막는 따뜻한 마당, 중첩의 공간, 외부와 내부의 관계성, 지역에 어울리는 디테일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제주 작은 집에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일반적인 벽식 구조의 창에서 벗어나 한옥의 칸 개념을 적용하고, 기단을 활용해 땅과 집의 높이를 중화하는 것이었다. 또한 창의 위치와 크기를 조절해 중첩의 공간을, 적절한 툇칸을 두어 기분 좋은 어두움을 구현하고 싶었다. 


풍요로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낮은 집은 제주 경관적 특성이다. 우리는 경량 목구조가 가진 형태의 이질감과 한계를 극복해 제주에 잘 어우러진 목구조 집을 만들어 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제주는 비가 올 때면 항상 바람의 영향으로 빗물이 지붕을 타고 올라간다. 여기에 물매가 낮은 지붕이라면 그 취약함이 배가 된다.  일반적인 5/10 물매가 아니라 제주의 경관에 어울리는 3/10 이하의 낮은 경사의 지붕을 만들되, 비바람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벤트 시스템을 두지 않고, 대신 지붕 이중 단열을 통해 내부의 결로, 습기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벌레 또한 제주의 목구조 집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우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결하기 위해 토대목이 올라가는 기초의 디테일을 달리 적용하고 높아진 기초는 기단으로 조절해 땅과 가까운 집을 만들고자 한다.

이렇게 경험이 만든 디테일은 지금도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원문보기 : https://vmspace.com/project/project_view.html?base_seq=Mzc0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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